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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cript

- 정해진 남녀의 성으로 평생을 산다는 것은 무슨 의미?

- 섹스와 젠더가 이분법적으로 나뉘지 않는 사회도 있는가?

- 최초의 성별 분업(sexual division)은 자연과 문화 중 어디에 속하는 것일까?

- 젠더 차별과 다른 사회적 차별과의 관계는?

- 근대 사회에서 몸과 마음이 인식되는 방법은?

- 몸과 마음을 인식하는 방법과 성정체성의 관계?

인류학으로 젠더 읽기

문화?

인류 사회에 나타나는 집단적 생활 양식.

대표적으로 '자연'과 대립적인 것으로 생각된다.

문화와 섹스, 젠더

사례1) 파푸아뉴기니의 후아족의 경우 성정체성은 일생동안 서너번 바뀐다고 생각.

사례 2) 인도네시아의 부기스 사회에서는 5가지 성별구분법이 있다.

남성적 남자, 여성적 여자, 여성적 남자, 남성적 여자, 양성적 사제. 이들은 생식기가 성과 생식에서의 역할을 결정하지만, 개인 정체성은 시간에 따라 발전한다고 생각.

문화/섹스/젠더

문화는 태어나면 무조건 그 안에 있게 되는 환경이므로 문화의 영향을 받지 않는 인류는 없다.

일반적으로 문화는 생물학적 신체적 특징과는 구분되는 것으로 간주된다.

특히 성은 문화의 학습이나 문화적 다양성이라는 특징이 적용되기 힘든 영역으로 보이기도 한다. 해부학이나 유전학 뿐만 아니라, 직관적이고 경험적인 신체적 특징의 판별(생식기관, 이차성징)으로 성적 차이는 너무 분명해 보인다.

그래서 현대사회과학에서는 섹스와 젠더를 구분해서, 타고나는 생물학적인 성과 사회문화적으로 습득한 성을 구분하고자 했다. (섹스와 젠더의 구분)

그런데 현실에서 섹스라는 개념을 벗어나서 젠더를 설명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다시 말해 젠더 이분법이 곧잘 섹스 이분법으로 환원되는 것이다.

그래서 인류학자들은 신체적 차이가 어떻게 사회문화적 차이로 변모되는 지에 대해 전세계적 인류학적 연구를 시작하게 된다.

그렇게 함으로써, 서구사회의 성별이분법이 자연스러운 것이 아님을 증명한다.

이러한 인류학적 보고서와 비교연구는 서구 중심의 세계관이 반영된 근대 이분법적 성정체성이 이성애를 전제로 한 성기 중심의 구분법이라는 점을 알게 해준다.

->문화상대주의의 영향

인간만들기, 생식, 재생산

생식, 즉 인간을 만드는 문제는 생물학적 성을 정의하는 요소이자, 인간에 대한 정의와도 관련.

"아이를 만드는 데 한 남자와 한 여자로는 충분하지 않다."

즉 인간을 만드는 과정을 알기 위해서는 수태, 임신, 출생 이후를 모두 고려해야.

인간만들기에 대한 다양한 상상

정액이나 생리혈 등이 인간 만들기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지는, 각 사회나 문화마다 다르게 인식하며, 모두 상상적이다.

서구 기독교에서도 아이만들기에 대한 상상이 다름

서구 기독교 사회에서 태아는, 하나님에 의해 결혼으로 맺어진 육신의 신성한 결합의 결과이며 남녀 유전물질의 혼합. 아이의 영혼은 신에 의해 주입되는데, 수태 시 부모를 통해 인간의 원죄가 전수되기 때문에, 출생 이후 세례를 통해 정화되어야만 진정한 인간이 된다.

그래서 기독교인이 아닌 이교도 인간은 진정한 인간이기보다는 동물에 더 가까운 존재로 인식.

오늘날의 과학의 시대에는?

남녀 한쌍의 유전정보, 정자와 난자의 결합과정, 배아 세포의 분열 과정, 임신 중성호르몬의 분비와 출산 시 상황 등이 새로 태어나는 아이의 몸을 결정한다.

영혼에 대한 설명이 사라지고, 심리학과 의학이 들어온다.

근대 사회에서 새로 태어난 아이는, 독립된 개인 인격체로 간주되고, 개별 능력이 중시되는 사회에서 살아가며, 국민국가라는 사회의 테두리 안에서 시민으로서 살아간다.

정체성을 대변하는 이름도 개인 선택의 문제가 된다.

성장 후 이름도 정체성들도 바꾸거나 복수적으로 될 수도 있다.

즉 오늘날의 생식과 인간만들기에는 섹슈얼리티로서 성 이미지와 개인주의, 경쟁원리 등 근대 사회의 특징들이 반영된다. 성 구분은 이와 같이 그 사회가 인간의 본질이라고 상상하는 방식인 것이다.

예) 모계 사회인 트로브리안드에서는 정액이 태아의 수태의 역할을 하지 않고, 정액은 임신 후 성교를 통해 자궁 내 태아의 성장을 돕는 영양물질로 생각

부계사회인 텔레폴민 사회에서는 태아의 살과 피는 정액과 질액으로 만들어지지만 아이의 뼈는 어머니의 생리혈로만 만들어진다는 상상.

통가에서도, 정액이 아이의 뼈와 골격을 만들고, 어머니의 피가 아이의 살과 피를 만들고, 신이 영혼을 보내준다는 상상.

진화론과 인류

질문: 그렇다면 자연의 영역인 생식에서의 역할 구분이 어떻게 사회문화적 성인 젠더의 영역을 만드는지 추적할 수 있는가?

진화, 인류를 정의하기

두발보행->손의 자유와 도구제작 및 발명->뇌용량 증가->정교한 두뇌를 가진 태아를 출생하고 교육 -> 남성의 양육분담증가로 발정기 약화와 가족 형성 등의 상호강화피드백으로 진화.

=>진화 과정에서 문화 영역이 탄생

초기 인류의 사냥은 인류 문화의 협동과 집단조직논리. 뿐만 아니라 집단 구성원 모두가 사냥포획물을 나누고 유대관계를 설명하는 활동. 그러나 사냥은 고위험 저효율이며 안정적인 식량공급활동이 아니었고, 유대관계를 위한 활동에 가까움.

70년대 인류학자들은 인류 진화가 '사냥꾼 남성'이 아니라 '채집자 여성'에 의해 주도되었다고 설명하는 가설 대두. 여성이 계절변화, 지리적 감각으로 양육을 발전시키고 공동체의 안정을 꾀한 후 남성이 장거리로 사냥을 나갈 수 있었다는 가설.

인류의 생식전략은 1대1의 남녀 유대 뿐 아니라 집단을 구성해 생존하는 방식의 기초가 됨. 그러나 집단을 구성하고 유대를 맺는 방식은 환경에 따라 다양하게 발전.

- 생물학적 진화는 특정 종의 번식전략. 암수는 이 전략에 따라 각기 다르게 발전하고, 노동이 분화하는 등의 변화를 겪음.

- 인류의 진화과정은 1) 양육투자가 증가하고 2) 수컷인 남자의 교배 투자가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과정.

=>인류는 자신의 유전자를 물려줄 자식의 수를 줄이되 생존 가능성을 더 높도록 만들어 출산하고 초기 양육에 보다 많은 투자를 하는 방식으로 진화. 즉 타인과 협동하고 가족 구성을 비롯한 집단생활을 하는 방식으로 진화.

*진화?

19세기 학자들은 진화의 계기가 '이성'이 발현한 결과라고 주장했으나 그것은 희망사항이었을 뿐.

- 진화는 진보가 아니다. 환경에 맞춰 적응을 하는 변화과정일 뿐이다. 진보가 아닌 이유는, 환경의 변화는 예측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환경이 변화하면, 그 전까지 진화했던 종은 또 다시 진화과정을 겪으며 종의 생성과 멸종의 변화를 겪는다.

젠더위계와 사회위계

젠더위계와

사회위계

문제제기- 원시모권제?

인류 사회의 초기 모습에 대한 '추론'중 가장 널리 알려진 이미지는 원시모권제

특히 프리드리히 엥겔스의 <가족, 사유재산, 국가의 기원>에 따르면, 잉여의 축적과 중앙집권화된 정치조직의 출현이 가족제도의 변화와 관련된다고 지적. 사적 소유에 대한 관념의 발생으로 여성의 억압이 시작되었다고 주장한 점은 탁월한 설명 =>젠더 위계가 사회구조의 문제임을 논증

역사학이나 인류학 연구에서 가부장제의 반대 이미지로서 모권제 사회가 존재했었다는 증거는 아직 부재. 역사/기억은 인류의 역사보다 훨씬 짧고, 언어의 역사와 유사. 유사 이전은 고고학의 증거로 추론될 뿐.

그러나 역사학이나 인류학적 연구를 종합하면, 인류 역사의 초기의 모습은 자연 상태의 모권제가 아니라, 인류의 문화가 구축되는 가운데 양성이 각기 다른 역할을 대등하게 수행하면서도 여성의 출산력과 양육을 숭배하는 모습이었을 것으로 추정함.

(모권과 가장 근접한 흔적은 차탈회육)

모계(친족), 모권(사회), 모신(숭배)

모계/모권/모신

1. 모계: 출생과 결혼을 통해 구성되는 친족집단의 성원권을 인식하는 방식 중 하나. 자식들이 어머니쪽의 성원권을 이어받음. 친족원리는 신화나 성도덕을 통해 이데올로기적으로 지지되며 토지사용권이나 조상 제사의무를 통해 집단 성원권 규정(이스라엘)

2. 모권: 모계 사회에서 나타날 수 있는 권위의 한 유형. 친족 집단에서 연장자인 여성이 가장 큰 사회적 권한을 가짐. 모계친족원리가 뒷받침되어야 하지만, 모계 사회가 곧 모권 사회는 아니다. 가모장제는 인류 역사에 존재했었다는 증거는 없다.

3. 모신: 여성의 출산력과 양육 능력이 신격화된 숭배대상. 시대와 지역을 막론하고 많은 인류 사회에서 나타남. 그러나 모신 숭배가 있다고 해서 모권사회이거나 모계친족사회인 것은 아니다. 종교적 상징으로 현실의 다양한 젠더 위계를 반영

모계 친족의 원리

친족집단 성원권 인식의 방법:

모계/부계/양변(어디에도 배타적 소속감이 없음)

모계 친족의 원리와 실제

그러나 현실의 모계사회 형태는 다양. 트로브리안드의 경우 모계사회지만, 부계사회처럼 결혼 해도 아내가 남편의 거주지로 이동한다. 그리고 아들이 태어나면 모계 거주지로 보내서 전쟁이나 외교에 참여하도록 한다.

이로쿼이 인디언의 모계사회는, 다른 모계사회와 달리 강력한 부족 연맹 정치체제를 오래 유지하고 여성의 실제적 권한이 강력했다. 남성이 정치지도자이기도 했으나 동시에 그 지위는 모계혈통으로 전수되는 독특한 형태.

모계와 모권의 차이!!

현재 몇몇 인류학자들은 전체 인류의 약 30%가 모계라고 주장.

과거 동남아시아나 현대사회의 경우에는 모계인지 부계인지에 상관없이 어디에도 배타적 소속감을 갖지 않고 혈통 집단을 구성하지 않는 양변사회도 있으나, 과거에는 모계, 부계의 원리로 이름 붙이기, 제사, 결혼 후 거주지, 상속 등의 관습과 제도를 행한 경우도 많다.

모계사회의 경우 딸이 결혼 후에도 어머니 곁을 떠나지 않고 아들 대신 토지를 상속 받거나, 제사를 통해 어머니 혈통의 영속성을 유지한다..

부계에서는 다른 혈통 여성이 결혼과 출산을 통해 남편의 혈통 집단에 결속될 수 있지만, 모계 사회에서는 전장과 외교를 담당하는 남성이 소속감을 바꾸어 결혼 후 아내 혈통 집단에 소속되기는 힘들다. 그래서 모계 사회에서는 이혼이 쉽고 빈번하며, 결혼을 통해 생기는 부부간 유대보다 결혼 이전의 오누이 유대가 더 강한 특징을 보인다.

결혼을 통해 다른 집단의 남성을 편입시킬 수 없는 모계 사회는 국가와 같은 중앙집권화된 정치조직으로 발전하기 힘들며, 이런 의미에서 모계 사회는 모권 사회를 의미하지 않는다.

1. 군단사회: 거의 전적으로 자연에 의존해 생존. 수렵채집. 위계 미발달하고 가장 단순하고 유연한 사회조직. 세습이나 가부장권 부재. 사회적 위계 자체가 뚜렷하게 제도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별분업만으로 남녀의 위계 관계가 발달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줌.

단순사회에서 복잡사회로

<사회조직의 종류와 젠더위계>

가부장제의 보편성에 대해서는 입장이 상이하고, 전면적 보편성에 대해서는 이론적 유예.

인류학자 게일 루빈은 가부장제라는 용어를 대신해, 좀 더 중립적인 개념으로 섹스/젠더 체계라는 개념을 제안. 섹스/젠더 체계는 특정한 억압 방식이 특정한 사회 관계의 산물이며, 가부장제는 다양한 섹스/젠더 체계들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산업사회 이전에 등장한 사회조직:

군단사회(band), 부족사회(tribe), 추방사회(chiefdom), 국가(state).

2. 부족사회: 원시 농경이나 목축 기반의 경제와 영토 기반의 사회조직. 친족관계기반이지만 신분이나 계급이 미발달. 부계 또는 모계 혈통으로 조직됨. 사회적 분업(개인의 능력과 소질)보다는 세대와 성에 의한 분업에 더 기반한 사회. 연장자의 권력중심. 출산력은 부족사회의 문제로 생각. 세대간 위계 강조됨. 결혼 또한 연장자가 주도.

신분차별이 없어도 세대나 성에 의한 차별이 극단적으로 강조될 수 있다. 특히 집약농경으로 갈 수록, 영토 확보 상황에서 외교의 중요성과 전쟁의 가능성이 커지고 남성의 정치적 영향력이 중요해짐.

이러한 집단적 영토 소유와 친족집단에서의 불평등 문제는 1970~80년대 마르크스주의 인류학자들의 관심사. 현대의 많은 인류학자들은 사유재산의 출현 없이도 연령 위계나 젠더 위계가 있는 불평등 사회 구조가 가능하다는 점을 널리 받아들임.

단순사회에서 복잡사회로

<정리>

1. 모계제는 여기저기 등장하지만 역사 이전의 인류 초기에도 모권제는 없었을 것이라고 추정되며, 있었다 하더라도 모권제의 추락이 곧 가부장제의 성립을 의미하지는 않음.

또한 가부장의 추락이 모권제/가모장제의 출현을 의미하는 것도 아님.

2. 어느 한 쪽 성이 독점적 권한을 갖지 않는 사회 상황은 언제나 가능.

예) 중국 라후 사회의 양변사회. 남녀의 차이는 강조하나 남녀의 차이가 차별로 인식되지 않는다.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북유럽 국가들은 고도로 산업화된 사회에서도 성차별적이지 않은 사회관계를 보여줌.

3. 사회조직의 유형은 젠더 위계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젠더 위계는 흔히 출산력의 통제, 생산력의 전유, 신분제 유지를 위한 혈통 유지, 여성성의 종교적 정치적 상징 등 다양한 사회문제와 연결되어 있고, 상황과 역사와 환경마다 모두 상이하다.

4. 분명한 것은 사회가 위계화 될 수록 젠더 위계도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3. 추방사회: 부족사회와 같이 친족중심이나, 혈통집단별로 신분제 관계가 형성되거나 전사/사제/행정/평민 식의 신분화 발생하며, 사회조적이 더 복잡해짐.

정치지도자는 종교적 신성으로, 자신의 권위를 정당화하고, 경제활동의 잉여를 취해 통치기반을 구축.

젠더 위계는 이러한 신분제를 유지하기 위한 방식으로 작동.

부족사회과 분절적이라면, 추방사회는 내부적으로 중앙집권적 체계를 구축하기 시작.

<정치조직과 결혼체계>

정치조직의 형성과 발전 과정에서 결혼 체계는 핵심.

부족사회에서 결혼은 두 혈통 집단이 여성과 신부대(bride price)를 교환하면서 혈통 간 유대 구축.

신분화된 사회에서는 지참금 제도(dowry)는 유력가 집안에서 여성의 결혼을 통해 가문의 위세와 부의 축적을 강화하는 기제.

결혼체계는 다른 사회 관계의 측면들(유대구축, 동맹형성, 부의 축적, 정치경제적 자원에 대한 차별적 접근성, 집단내혼을 통한 지배층 합병) 등과 긴밀히 연관.

예) 하와이 왕국에서 지배층은 자기 집단 여자를 더 낮은 혈통집단과 결혼시킴 왜냐하면 모계였던 사회조직에서 아이의 지위가 하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 그리고 최고혈통집단의 남자는 여자형제와 결혼. 이때 19세기 미국의 선교사가 왕실 여성과 결혼을 통해 정치경제적 이권을 장악할 수 있었음.

4. 국가: 산업사회 이전의 국가는 현대 국가와는 다르지만, 중앙집권적 통치가 지위의 체계로 안정화되어 있음. 국가에서는 친족 관계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약해지며, 젠더 위계는 이제 복잡한 종교 상징과 정치 영역의 영향을 더 많이 받게 됨.

근대 사회의 변화와 성 정체성

근대 사회의 변화와 성 정체성

<근대 사회에서의 성>

근대 산업사회의 규범과 윤리를 살펴보면 성에 관한 관념도 알 수 있다.

근대의 성은 기본적으로 생물학의 영역으로 간주되며, 생식 기능에 초점이 맞추어져 확고한 이분법의 틀로 인식되었다.

이러한 근대의 이분화된 성 규범에는 개인적 기질의 차이나 종교적 힘, 상상력이 개입될 여지는 거의 없다. 사랑과 성교와 출산은 각기 별개의 것으로 분리되어, 사랑은 심리학에, 성교는 생물학에, 생식과 출산은 의학에 접수되었다.

인간복제방식이나 단성생식 관련 기술은 인간의 몸을 떠나서 임신과 출산이 가능하도록 만들고 있다. 생물학적, 해부학적 생식기로 성을 구분하던 근대의 시대는 위기.

그러나 양육은 여전히 사회문화의 영역에 속하고, 따라서 생식을 과학의 문제로만 다룰 수는 없다.

<근대사회의 성별 분리와 양육문화의 특징>

근대사회는 공사 영역이 엄격히 구분되었고, 경제활동을 하던 여성은 가정의 영역으로 들어가게 됨. 그런데 근데의 가정은 전근대의 가정과 달리, 교육, 사회적 네트워크가 사라지고 애정에 기초한 지극히 사적인 공간이 된다. 즉 가정은 개인의 권리와 이익이 내세워지면서 경쟁하는 공적영역과는 달리, 공유와 이타적 관계의 논리가 적용된다.

이러한 '가정'이라는 이데올로기는 공적 영역에서 배제된 여성의 성 역할을 규정하고, 이것이 여성의 본질이라고 규정한다. 그러면서 가정에서 출산과 양육에 헌신하는 여성은 여성이라기보다는 모성으로서 신성한 의무로 추앙받는 존재가 된다.

결과적으로 근대 사회에서 여성은 사회적으로는 약자이지만 도덕적으로는 우월할 수 있는, 또한 취약한 성이지만 강한 모성이라는, 애매한 존재가 된다.

이타성이 요구되는 가정 내에서의 논리 때문에 여성 자신의 개인적 욕구보다는 가정의 의무가 우선시되며, 따라서 여성에게는 "근대적 인간"이라는 인간의 이상이 적용되지 않는다.

임신과 육아는 의무일 수도 있고 권리일 수도 있는 애매한 영역이며, 공적 영역에서 생산활동에 참여하는 남성과 대비되어 여성이 여성이 아닌 모성으로만 설명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모성 개념도 문화나 사회구조에 따라 다름.(기러기 아빠, 필리핀 여성)

뿐만 아니라 의학 기술의 발달로, 신체의 성을 바꾸고 성역할도 다양해져서 근대 계몽주의의 성별 이분법과 출산 기술은 이러한 문제들을 새롭게 정의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문화개념의 위기와 젠더연구

배고픔은 배고픔이지만 무엇이 음식으로 간주되는지는 문화적으로 결정되듯,

성은 성이지만 섹스와 젠더가 어떻게 정의되고 인식되는지는 문화적으로 결정된다.

문화 개념의 위기와 젠더연구

<젠더 연구의 전망과 정리>

지역에 기반을 둔 문화가 아닌, 전지구적인 문화다양성 하에 개인의 정체성이 복잡하게 구축될 때, 근대적 성별이분법은 더 이상 다양한 문화 가치를 재현하지 못하고 새로운 변화에 무력하게 된다.

그런데 사실 '근대적 개인'이라는 개념 안에는 이미 자신의 친족을 벗어나 개인의 자유와 삶의 스타일을 선택한다는 의미가 내재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젠더만큼은 경계 넘기가 허용되지 않는 것처럼 생각되어 왔다.

남녀의 구분은 여전히 중요하다. 그러나 성별 구분은 그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 조직이나 체계와 어떠한 관계를 맺고 있는 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계급, 사회적 지위, 복지국가로의 전환 문제 등)

이와 같이 정체성의 복수성과 다중성에 주목하는 탈근대의 윤리와 가치에 대한 모색이 필요하며, 그에 따르는 분석도 따라야 할 것이다.

인류 사회에서 여성과 남성은 항상, '자연스러운' 성으로 있었던 적이 없다. 성은 항상 사회 관계와 조직과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을 주지해야 할 것이다.

섹스와 젠더의 구분법, 남녀이분법이 여전히 사용되더라도 그것이 우리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많은 요인들 중 그저 하나의 요인에 불과하게 될 때, 차이를 과장해서 해석하지 않을 때, 본질적인 것으로 생각하지 않을 때, 근대의 억압적 구속력은 약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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