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석공 이야기>
옛날에 어떤 선비가 산길을 따라 걸어가고 있었다. 한참을 가다 보니, 땡볕 아래서 석탑을 만들고 있는 세 명의 석공이 보였다. 첫 번째 석공은 돌을 다듬는 내낸 오만상을 찌푸리며, 무엇이 그리고 못마땅한지 연신 중얼대고 있었다. 선비는 "보아하니, 당신은 이 일이 매우 못마땅한 모양인데, 왜 그런 일을 하고 있으신 게요?"라고 물었다. 그는 매우 귀찮다는 듯이 언성을 높여 대답했다. "낸들 하고 싶어 하는 줄 아슈? 먹고 살아야 하니 마지못해 하는 거지."
선비는 두 번째 석공에게 가 보았다. 그는 한마디 말도 없이 무표정한 얼굴로 탑을 만들고 있었다. 선비는 그에게 왜 석탑을 만들고 있는지 물었다. "내게 맡겨진 일이니 하는 것이오. 닷새 안에 작업을 마치기로 했으니 시간을 어기지만 않으면 주지 스님으로부터 보수와 칭찬을 받게 될 거요."
선비는 마지막으로 석공에게 가 보았다. 그는 정성스러운 손놀림으로 돌을 다듬고 있었다. 게다가 연신 웃는 얼굴로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는 것이 아닌가. 선비가 질문을 하자 그는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 "내가 만드는 이 탑은 유명한 사찰의 대웅전 앞에 봉납될 것이라오. 그러면 사람들이 이 탑을 돌면서 저마다의 소원을 빌지 않겠소? 일개 석공이 만든 탑이 많은 사람들의 소원이 이루어지도록 도울 수 있다니 이 얼마나 즐겁고 감사한 일이오. 게다가 나는 이 일이 무척 좋다오.